이번 글은 명심보감 '존심 편'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존심 편은 '마음을 보존하는 길'을 제시한 선인들의 말씀을 모은 것입니다. 마음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항상 움직이고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악을 향해 움직이는 마음을 되돌려서 선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편의 핵심입니다.
한자어를 한글로 소리 나는 대로 기록하고 풀이를 전하겠습니다.
"시은 이어 든 물구보 하고 어인 이어 든 물추회 하라"
의미: 은혜를 베풀었거든 그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에 뉘우치지 말라.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흥부전에서 흥부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비에게 은혜를 베푼 결과 복을 받았고, 놀부는 오직 대가만을 바라고 흥부를 흉내 내다가 화를 입었다. 그 교훈은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그 마음속으로 보답을 받기 위함이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성경에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씀이 다음과 같이 여러 개 존재한다.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 그리하면 그들이 갚을 것이 없으므로 네게 복이 되리니 이는 의인들이 부활시에 네가 갚음을 받겠음이라 하시더라"(누가복음 14:13-14)
"너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빰도 돌려대며 네 겉옷을 빼앗는 자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 것을 가져가는 자에게 다시 달라하지 말며" (누가복음 6:29-30)
"네가 네 감람나무를 떤 후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말고 그 남은 것은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며 네가 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신명기 24:20-21)
"너희가 받기를 바라고 사람들에게 꾸어주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그만큼 받고자 하여 죄인에게 꾸어 주느니라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 하며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누가복음 6:34-35)
보답을 바라지 않고 베푸는 선행이 오히려 하늘의 복을 받게 된다는 가르침이 핵심 내용이다. 물론 성경의 말씀은 그 복을 주시는 주체가 분명하게 '하나님' 이심을 드러내지만 명심보감에서는 단지 '하늘'이라는 막연한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도 연말이나 연초에 불우한 이웃을 돕는 무명의 손길이 존재한다.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들려오는 소식들이 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열매 성금을 모금하는데 무명의 독지가가 거액을 기부하기도 하고 매년 무명으로 지방 주민센터에 거액을 전달하고 있는 정말 멋지게 사는 분들의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이런 가르침을 실천하고 사시는 귀한 분들이다.
뉴스에 소개가 되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어려움을 당한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가끔 전해 듣기도 한다. 말없이 드러내지 않고 곤경에 처한 사람이나 동물들 까지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급식센터를 운영하시는 분들과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시는 단체와 거기서 봉사하시는 분들도 모두 다 귀한 분들이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어떤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 재산을 갚을 힘이 없는 연약한 자들에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마음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생명의 가치가 물질의 가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주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공수래공수거' 많은 인생 선배들이 가르쳐주는 의미 있는 말입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 그렇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길에서 누군가에게 베풀며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인생입니다. 성경에도 주는 자가 더 복되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잠언 11:24)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자기도 윤택하여지리라"(잠언 11:25)
베풀 힘이 부족하거든 내 주변에 길고양이나 유기견이라도 도우면 어떨까요?
저희 집 동네에 길고양이들을 챙겨주시는 아저씨가 계십니다. 그분은 주머니에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들을 하나 가득 넣고 다니시면서 눈에 뜨이는 대로 밥을 챙겨주시는데 고양이도 그 아저씨를 잘 따르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마음이 들고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게 됩니다.
누가 그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그냥 작은 생명들이 굶고 다치고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자기돈을 써가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 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 아저씨 말고도 동네에 캣맘님들도 여럿 계시고 동네 노인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비량으로 돕는 일을 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과 존경의 마음이 생깁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나의 작은 손길을 통해서 누군가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되고 삶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보다 보람 있는 일은 없습니다.
많이 베푸시며 사시는 복된 삶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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