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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성경 이야기

하늘나라와 하나님의 나라는 왜 가려서 사용했을까?

by 쏘울프랜드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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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이 찍은 은하

성경에서 사용하는 '하늘나라'(천국)와 '하나님의 나라'는 같은 뜻이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두 가지 용어들을 가려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대인들은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이름이 등장하면

'아도나이' 나 엘로힘을 대신 넣어 읽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마가나 누가복음에 자주 등장하지만 마태복음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이방인들을 위해서 기록된 마가나 누가복음과는 달리, 마태복음은 처음부터 유대인 출신의 기독교인들을 위해서 기록되었다. 오늘날은 물론 1세기 당시의 유대교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크게 경외했었다. 

 

독실한 유대교 신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세번째 계명을 범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였다. 이 때문에 그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해 냈다. 

 

먼저, "요한의 셰례가 하늘로서냐 사람에게로서냐"(막 11:30)라는 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거론해야 할 때도 완곡하게 표현하곤 하였다. 

 

뜻은 분명히 하나님을 가리키고 있지만, 하늘 이라는 말로 대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탕자의 비유에서도 탕자는 아버지에게 돌아와서 "아버지여,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눅15:21)라고 말한다. 

 

'신적 수동태' 라는 어법을 활용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나타냈다.

유대인들은 '신적 수동태'라는 어법을 이용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 5:4)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을 정상적인 문장으로 옮기면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할 것이다"가 될 것이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마7:1)는 말씀 역시 "비판하지 말라, 그러면 하나님이 너희를 심판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상한 문장구조이지만, 유대인들인 제자들은 문장의 주어가 하나님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으로 인해 생겨난 표현법

게다가 유대인들은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이름이 등장하면 '아도나이'(주)나 '엘로힘'(하나님)을 대신 넣어서 읽곤 하였다. 

 

마태 역시 자신의 복음서를 기록하면서 이와 같은 습관을 지닌 유대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서 의도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하늘나라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결국 이방인을 대상으로 쓰인 마가, 누가복음에는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했으나 마태복음은 유대인 신자들을 위해서 쓰인 책이라 하늘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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